지난 주 구글 I/O 2024 발표가 있었습니다. 구글은 세계 최대의 IT 기업 중 하나이죠. 무엇보다 2017년 트랜스포머 아키텍쳐를 발표해서 자연어 학습의 혁신을 주도했던 AI의 맏형이었습니다. 그런 구글의 향후 AI의 전략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가 바로 이번 구글 I/O 2024 였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정리해 드립니다.
Gemini가 구글 생태계의 핵심
이번 발표에서 Gemini에 대한 아주 새로운 업데이트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이 제일 잘하는 분야에서 구글다운 전략을 선보였죠. 알다시피 구글이 가진 IT 생태계의 영향력은 압도적입니다. 안드로이드, Gmail을 포함한 구글 워크스페이스, 구글 포토와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들, 그리고 무엇보다 구글 검색을 가지고 있죠. 이 모든 서비스에 Gemin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는 확실한 메시지가 이번 발표의 핵심이었습니다.
구글 검색의 대대적인 변화
구글이 2023년도에 검색과 및 관련 서비스로 벌어들인 매출이 175억 달러가 넘습니다. 이는 구글 전체 매출의 56.9%를 차지할 만큼 구글의 핵심 캐시카우라고 할 수 있죠.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오랫동안 인터넷 세상을 이끌어 왔는데, 이제 구글 검색이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AI 오버뷰(Overviews) 기능으로 검색의 핵심적인 부분만 정리해 보여주었고, 써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라는 기능으로 화면에 원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사고 싶은 새 신발을 검색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냥 흥얼거리는 것만으로 원하는 노래를 찾을 수도 있죠. 마이크로소프트나 오픈AI도 검색시장에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Copilot을 통해서 먼저 앞서 나가고 있고, 오픈AI도 조만간 검색과 관련된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검색 시장에서 앞으로 불꽃튀는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시간 대화 (Project Astra)
오픈AI의 GPT-4o가 멀티모달의 대화형 AI의 혁신을 보여줬는데, 구글도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라고 하는 범용 에이전트를 선보였습니다. 전날 GPT-4o가 발표되면서 좀 김이 새기는 했지만, Gemini가 화면의 사물과 상황을 인식하고 목소리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모습을 데모로 보여줬습니다. 영상과 이미지의 생성 분야에서도 비오(Veo) 그리고 이마젠3 (Imagen3)로 큰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습니다. 여러모로 오픈AI와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안드로이드도 Gemini로 통합
전 세계에는 수십억 개의 안드로이드 기반의 엔드포인드 디바이스들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에 Gemini가 통합됩니다. 이번에 선보인 오픈AI의 GPT-4o처럼 음성으로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와 소통하는 AI 비서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더욱 강력한 포인트 중에 하나는 온디바이스에도 Gemini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클라우스 서비스와 온디바이스가 함께 제공하는 AI 서비스는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의 품질 측면에서도 확실히 우위에 있을 것 같네요.
구글포토의 검색의 혁신 Ask Photos
스마트폰 세상에서는 자신의 역사가 앨범에 담겨 있습니다. 매일 60억개의 사진과 동영상에 구글 포토에 업로드되고 있다고 구글은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사진과 영상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그 장면을 찾는다는 건 너무 번거롭고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Gemini가 바로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단순한 검색을 넘어서서 복잡한 질문에 대해서도 Gemini는 대답할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요. 데모에서 “루시아의 수영 실력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보여줘” 같은 질문이 그런 거죠. 구글 포토를 검색해서 수영 실력이 성장하는 핵심적인 사진들과 영상들을 찾아서 정리해 줍니다. 올 여름에 출시된다고 하니 많은 기대가 됩니다.
AI에 대한 책임감
오픈AI가 사내의 ‘AI 안전팀’을 전격적으로 해체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인류에게 공헌하는 AI 개발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조차도 치열한 경쟁 때문에 뒷전으로 밀린 셈인데요. 반면 구글은 이번 구글 I/O 2024 발표에서 좀 더 책임감있는 AI 개발 전략을 소개했습니다. AI 기반 레드팀 (Red Teaming)이란 기술을 개발해서 모델의 문제점들을 스스로 파악해 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고, 신스ID (SynthID)라는 워터마킹 도구를 통해 AI로 만들어진 텍스트와 동영상을 식별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AI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자연스럽게 AI 개발 윤리와 가이드에 대한 논의도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AI 시대를 위한 인프라 : 트릴리움 (Trillium)
AI 개발은 인프라 사업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엄청난 자원과 자본이 투자되어야 하는 산업이죠. 지난 6년동안 머신러닝 컴퓨팅의 수요는 백만 배나 증가했고, 매년 10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구글은 TPU(Tensor Processing Unit)이라고 하는 자체 애플리케이션 특화 ASIC을 개발하여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가속화하는 인프라 구축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번에 6세대 TPU인 트릴리움 (Trillium)을 발표하면서 이전 칩셋보다 상당히 개선된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CPU, GPU를 포함한 슈퍼컴퓨팅 아키텍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AI 경쟁과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구글 I/O 2024에 대한 내용들 정리해 봤습니다. AI 경쟁에서 구글도 강력한 존재감으로 혁신을 만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수요레터가 발행되는 시점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드 2024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Copilot+PC 라는 AI 특화된 PC를 소개했고, 또 Copilot에 대한 또다른 업데이트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여기에 대한 내용들도 정리해서 다음 수요레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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