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현지 시각), CES 2025가 공식 개막했습니다. 그에 앞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2017년 이후 8년 만에 기조연설에 나섰는데요. 8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엔비디아의 위상은 정말 어마어마해졌습니다. 2017년 1월 당시 약 550억 달러(약 80조 원)에 불과했던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이제 약 4조 달러(약 5,600조 원)에 이르며, 세계 1위 기업이 되었죠. AI의 폭발적 성장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특히 이 분야에서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엔비디아 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들의 독보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죠.
이번 CES 2025에서 젠슨 황은 AI의 미래를 새롭게 정의하며, AI 인프라의 한계를 데이터센터에서 벗어나 개인의 손에 쥐어준다는 놀라운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젠슨 황의 키노트의 가장 핵심점인 부분만 살펴 봅니다.
CES2025에서 기조연설로 나선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가죽재킷은 변함없었지만 재질이 좀 바뀐 듯.
악어가죽인가? (출처 : 엔비디아)
프로젝트 디지트: 개인용 AI 슈퍼컴퓨터의 등장
젠슨 황은 기조연설에서 프로젝트 디지트(Project DIGIT) 라는 혁신적인 AI 슈퍼컴퓨터를 선보였습니다. 손바닥 위에 올릴 수 있을 만큼 작은 크기의 이 장치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맥북에어를 처음 공개했을 때와 같은 충격을 불러일으켰는데요.
프로젝트 디지트는 엔비디아의 GB10 그레이스 블랙웰 슈퍼칩을 탑재하고 있어 최대 2,000억 개의 매개변수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이는 기존에 데이터센터 규모의 인프라가 필요했던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을 개인이나 중소기업도 AI 인프라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젠슨 황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데이터 과학자와 AI 연구자의 책상 위에 AI 슈퍼컴퓨터를 놓아준다면, 이들이 AI 시대를 직접 만들어 갈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엔비디아가 AI 기술의 민주화를 통해 AI 산업의 판도를 다시 쓰겠다는 엄청난 야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슈퍼컴퓨터라니요!
프로젝트 디지트를 선보이고 있다. 한 손에 들어가는 AI 슈퍼컴퓨터이다 (출처 : 엔비디아)
코스모스: 물리적 AI 플랫폼의 탄생
젠슨 황은 기존 언어 모델(LLM) 중심의 AI 기술을 넘어 물리적 세계를 확장하는 코스모스(Cosmos) 플랫폼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로봇과 자율주행 분야에 초점을 맞춘 물리적 AI(Physical AI)로,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시도입니다.
코스모스는 14일 만에 2,000만 시간 분량의 영상을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통해 물리적 데이터 학습과 활용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이라고 얘기하고 있구요. 이는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AI 시장을 창출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젠슨 황은 이를 “로봇의 챗GPT 순간”이라고 표현하며, 코스모스가 LLM처럼 로봇과 자율주행 개발의 핵심 플랫폼이 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애자일로봇, 피규어AI, 애질리티 로보틱스, 우버와 같은 기업들이 이미 코스모스를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리적 AI 플랫폼, 코스모스를 설명하고 있다. 로봇과 자율주행 이라는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선보였다. (출처 : 엔비디아)
반도체 시장과 엔비디아 생태계 확장
엔비디아의 발표는 반도체 업계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전망입니다. 프로젝트 디지트와 코스모스의 성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HBM 메모리 수요가 급증할 것이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주요 수혜 기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디지트의 GB10 칩 설계에는 대만의 미디어텍이 참여해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가 더욱 긴밀히 협력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자체 개발 플랫폼인 쿠다(CUDA) 입니다. 쿠다는 엔비디아 칩셋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경쟁사들의 진입을 막아왔습니다. 이번 코스모스 플랫폼도 오픈소스를 활용해 로봇과 자율주행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로 인해 반도체 생태계가 격변하고 있다. (출처 : 엔비디아)
미래를 향한 엔비디아의 비전
이번 CES 2025에서 엔비디아는 AI 기술의 중심에서 AI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AI 생태계 자체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디지트를 통해 누구나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열고자 하고 있고, 코스모스를 통해서는 로봇과 자율주행이라는 물리적 세상도 AI로 통합하고자 하는 야망을 선보였죠. 젠슨 황은 이렇게 말합니다.
“AI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엔비디아가 보여줄 혁신과 그로 인한 AI 산업의 변화가 어떻게 확장되고 진행될 지, 2025년도 무척이나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당장은 대적할 상대가 없어 보입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 작성자가 되어주세요 :)